"하다 보면 끝나겠지." 그날은 유난히도 설거지가 많았다. 허리가 아픈 어머니는 아버지께 설거지가 정말 많아서 어떡하냐는 걱정 어린 질문을 하셨다. 그러자 아버지는 "하다보면 끝나겠지."라고 얼굴 하나 찌푸리지 않고 말씀하시며 설거지를 척척 하셨다. 평소의 친근하기만 했던 아버지가 달라 보였다. 우리 아버지도 이렇게 멋진 사람이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살다보면 이상하게도 일은 쌓여가고 어떨 때는 꼭 테트리스를 하는 것처럼 무수히 쌓인 테트리미노 중 한 두 줄만 쳐내기도 바쁘다. 그런데 그럴 때 일이 많아서 스트레스를 받는 대신 하다 보면 끝나겠지 하는 자세로 삶에 임하면 한결 세상이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다 보면 끝나겠지'는 '시작이 반이다'와 맥을 같이 하는 말이지만..